우리나라 여행 4

강원 영월, 한반도 지형과 고씨동굴

영월은 풍월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오죽하면 지역명이 무릉도원면, 한반도면, 김삿갓면이다. 무릉도원은 문학 단골손님이다. 여름 끄트머리 풍월을 즐길까 하고 영월에 다녀왔다. 이미 들른 무릉도원면은 두고, 한반도면에 있다는 한반도 지형을 보고 왔다. 한반도 지형은 명승 제75호다. 문경새재, 의림지, 소쇄원 등이 명승으로 지정된 곳이다. 아직 보지 못한 명승이 여럿이다. 명승을 모두 보려면 더 부지런해야 한다. 흐린 날씨인데도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제법 되는데, 산책길이 걷기 좋았다. 전망대 앞, 저마다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누군가가 드론을 날렸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이 보고 싶었다. 동고서저형 지형은 한반도를 빼다박았다. 바다를 대신하는 건 평창강이었다. 멀리..

우리나라 여행 2022.10.15

사찰 이름이, 와우정사

와우정사에 다녀왔다. 경기도 용인 연화산 아래 자리잡은 사찰이다. 절 이름이 특이했다. 대부분 세 글자인데, 네 글자다. 와우는 무슨 의미일까. 감탄사는 아닐 텐데. 머리를 잠깐 굴리다가 검색했다. 와우는 누운 소라는 뜻이다. 누워 계신 부처님을 의미한다. 교종 열반사상을 바탕으로 한 절이다. 상좌불교가 많은 동남아시아가 교종 중심이다. 그래서 이 사찰이 이국적이라는 평이 많다. 사찰 이름만 특이한 게 아니라 둘러볼수록 국내 다른 절과 다른 불상 등 조형물을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건 사찰 입구에서 마주하는 거대불두상. 높이는 대략 8미터다. 불두 생김새와 표정이 국내 산지 승원에서 보던 불상 얼굴과 다르다. 불두상 아래 작은 연못을 꾸몄다. 작은 불상 수백이 연못을 두르고 섰다. 적당히 땀이 나는 ..

우리나라 여행 2022.09.09

수학여행의 추억, 속리산 법주사

지난가을, 법주사에 다녀왔다. 한국사 시험에서 나올 법한, 널리 알려진 사찰이다. 천년고찰로도 알려져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곳이다. 법주사 팔상전은 필수로 배운다. 그리고 도박 스캔들로도 유명세를 탔다. 유네스코와 세븐포커는 글로벌 스탠더드인가. 헤르만 헤세의 걸작 『싯다르타』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라떼는 법주사가 수학여행 단골 코스였다. 강렬하지 않거나 반복되지 않는 경험은 기억에서 서서히 잊힌다. 너는 그곳에 갔었다고 법주사 어디선가 찍은 단체사진이 말해준다. 사진 속 아동은 앳되다. 이번엔 나의 아동을 모시고 갔다. 부모님을 모시고 갔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나의 아동은 부쩍 내 아버지 행세를 한다. 말투와 행동이 가부장스럽다. 곧 시작될 아동의 사춘기가 무..

우리나라 여행 2022.09.03

첫 방문, 충남 보령

거친 폭우가 내리기 직전, 보령에 다녀왔다. 짧은 여름휴가였다. 보령은 처음이었다. 머드축제 외에 아는 바 없는 지역이었다. 기록적인 폭우는 피했지만, 보령에 머무르는 동안 이따금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다행스럽게도 첫날만은 쾌청했다. 8월 초순의 무더위와 땡볕을 빗겨가진 못했지만. 초등학생과 함께 서천 국립생태원으로 하늘이 맑았던 첫날, 보령이 아니라 서천으로 이동했다. 이틀 이상 여행할 때는 아이와 함께 갈만 한 곳을 사전에 찾는다. 마땅한 곳을 보령에서 찾지 못해서 인접한 지역을 검색했다. 상화원, 안면도 할미 바위, 수덕사와 같은 곳들에 마음이 끌렸으나 이내 마음을 접었다. 부여 국립박물관과 서천 국립생태원을 두고 잠시 고민했고,입장료가 무료인 국립박물관과 달리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하는 국립생태..

우리나라 여행 2022.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