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여행

대만 자유여행 #7

숫양 2022. 9. 28. 18:34

타이중 문화창의산업원구

타이베이로 떠나는 날 아침. 숙소 앞 문화창의산업원구를 방문했다. 이곳은 글자 그대로 문화 시설이지만 특별한 사연을 가졌다. 원래 양조장이던 건물을 허물지 않고, 예술 관련 체험, 전시관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양조장은 1916년에 건축했다고 하니, 백 년이 훌쩍 지났다. 새로 지은 건물과 낡은 건물이 조화롭다. 식민지 기간 세운 공장 등 건물을 현재까지 보존하면서 활용한다고 한다. 도시 재생과 생태도시 건설에 투자한다는 말이 헛구호가 아님을, 도시를 다니면서 확인하게 된다.   

아동이 흥미를 가질 만한 AR과 VR 시설부터 스탬프 투어까지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다. 정작 내 눈길을 끈 건 주차장이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주차장을 분리했다. 오토바이 대수가 많아서 분리가 필요했겠지만, 공간 효율성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질서 정연했다. 오토바이는 대부분 스쿠트고, 출퇴근길에 도로를 가득 메운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스쿠트를 탄다. 멋으로 타지 않는다. 과거 나는 멋으로 오토바이를 타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오토바이가 위험한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사람이 위험한가. 이곳에서 분명하게 답을 얻었다.   


기차 타고 타이베이로

타이중 기차역 구역사와 신역사

타이중 기차역은 구역사와 신역사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구역사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둔 채 바로 옆에 새롭게 역을 지었다.  구역사는 문화창의원구처럼 지은 지 100년이 넘었다. 원래 나무 건축이었지만 1917년에 붉은 벽돌을 사용해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설했다. 구역사 앞 광장을 따라 신역사 방향으로 일부러 걸어 봤다. 타임머신 타고 이동하듯.    

타이베이까지 일반열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기차표 두 장을 샀다. 좌석번호를 확인했다. 연속 번호가 아니다. 매표소 직원에게 물었다. 아동과 함께 이동해야 해서 좌석을 붙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직원이 말했다. 바로 옆좌석이란다. 듣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다. 직원 말을 믿기로 했다. 의심이 완전히 걷힌 건 아니었지만.  

열차 출발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도시락을 파는 매대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도시락을 집어 든 사람들이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앞에 선 사람에게 열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밥과 돼지고기, 간장에 조린 달걀, 브로콜리를 담았다. 아동 맞춤식이었다. 열차 좌석은 매표소 직원 말처럼 번호가 짝수인 좌석은 왼쪽, 홀수인 좌석인 오른쪽이었다.

사소하지만 내가 살아온 곳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다른 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 여행하는 즐거움이다.

 


<2019년 자유여행 中>

다시 간다면: 타이중에 펑리수가 유명한 곳이 있다던데 끝내 가보지 못하고...

#대만 #대만자유여행 #타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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