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여행

베트남 자유여행 #1

숫양 2022. 10. 18. 19:58

무단 횡단?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2시간 30분을 날아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만은 다른 아시아 국가 어디로든 이동하기에 편리한 곳인 듯하다. 그랩 택시를 타고 미케 해변 인근 숙소로 곧장 이동했다.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고, 날씨 예보는 저녁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다. 저녁에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한참 동안 비가 내렸다. 1월이 우기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저녁을 먹으러 넓은 대로로 나섰다. 큰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먹거리를 파는 이들이 가끔 말을 건네 왔다. 도로 맞은편에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가게가 눈에 띄었다. 가까운 거리에 횡단보도는 없었고, 사람들이 오토바이와 차가 달리는 도로를 드문드문 건넜다. 앞만 보고 길을 건너면 오토바이든 차든 알아서 피할 거라는 정보를 얻었지만 이론과 실전의 간극은 컸다. 더군다나 어린 아동을 데리고 건너야 해서 난감했다. 아동은 이해를 못 했다. 무단 횡단을 하면 안 된다는 아동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이곳 사람들이 정한 규칙이라고 일러주었다.

여러 번 기회를 엿보다가 덩치 큰 남성 두어 명이 건널 때 따라서 건넜다. 자동차가 오는 방향으로 옆만 보고 걸었다. 앞만 보고 건너는 건 무리였다. 무사히 길을 건넜고, 아동은 얼굴이 상기됐다. 재미를 느낀 것이다. 또 길을 건너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널지도 모른다고 중얼거렸다. 도로를 횡단하는 데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할 따름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아동이 말했다. "아빠, 내가 먼저 길 건널 테니까 잘 따라와."



다낭 박물관과 참 조각 박물관

응우옌 찌 프엉 동상 / 한자가 새겨진 유물

이튿날 오전 다낭 시내 박물관 두 곳을 방문했다. 한 곳은 다낭 박물관, 다른 한 곳은 참 조각 박물관. 다낭 박물관을 먼저 찾은 후 참 박물관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낭 박물관은 입구 옆 마천루이자 랜드마크인 다낭 시청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 박물관 입구도 초라해서 입구가 맞는지 잠시 주춤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왼편에 미군 헬기가 전시되어 있고, 정면에 무관 동상이 서있다. 언제라도 허리춤에서 검을 빼들 자세다. 동상의 주인은 응우옌 왕조의 무관 찌 프엉이다. 베트남 남부의 코친차이나 지역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상대했던 장군이라고 한다.

이곳은 다낭을 포함한 베트남 중부 지역의 고대 생활 풍습과 문화부터 현대 역사까지 여러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중국 침입과 지배, 조공 등 영향으로 한자가 새겨진 유물이 많았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일본이 한자 문화권에 속했다는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 전쟁 관련 기록물 전시관에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한국군 사진이 눈에 띄었다.

참 박물관으로 이동하기 전 강변에서 잠시 산책을 했다. 다낭 미케 해변과 시내 사이를 관통하는 강은 넓고 길다. 강 이름은 한강이다. 다낭이라는 강 이름도 큰 강 입구라는 의미란다. 참 박물관은 참족이 통치한 참파 왕국의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참족은 베트남 소수민족이지만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베트남 중남부 지역의 다수민족이었다. 북부 베트남이 참파 왕국을 완전히 정복하고 남부까지 영토를 확장한 때가 불과 200여 년 전이라고 한다.

참족은 힌두교를 숭배하여 대체로 힌두교와 관련된 유물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기록한 비문도 보였다. 참족 유물을 보존할 박물관을 최초로 건립한 건 베트남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라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쨌건 참파 왕국과 베트남 왕조의 서로 다른 문화가 다낭에 공존한다.


<2019년 자유여행 中>

#베트남여행 #자유여행 #다낭 #다낭박물관 #참파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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