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개미와 베짱이

숫양 2022. 8. 13. 20:13

적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한 나는 개미다.

일만 하는 일개미 말고 여왕개미가 되고 싶은 개미다. 

출산은 하지 않는 미혼 여왕개미이고 싶다.

 

나는 서학개미이면서 동학개미다.

미국과 한국의 피가 적절히 섞인 혼종이다.

최근에 피검사를 해보니 미국 피는 붉고, 한국 피는 푸르다.

 

얼마 전, 국립생태원 전시관에서 일하는 개미를 카메라에 담았다.

수백 수천의 개미떼가 제 몸보다 큰 이파리를 쉬지 않고 나르는 장면이었다.

'티끌 모아 티끌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어쩌면 텐배거도 가능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더위를 먹은 듯 했다. 

 

나는 개미라는 말이 싫다. 동학이란 말은 더더욱.

동학농민운동은 1차 봉기에서 승리했지만 2차 봉기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나는 베짱이가 되고 싶다.

악기든 주식이든 싼값에 사서 비싸게 팔 줄 아는, 베짱이.

몸과 마음이 모두 자유로운 베짱이.

 

개미는 됐고 베짱이.

 

https://youtu.be/qeNcYRMt7p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