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여행

대만 자유여행 #1

숫양 2022. 9. 1. 16:07

대만 남단의 시골 마을, 헝춘

대만 가오슝에서 직행 버스를 타고 남쪽 방면으로 2시간 남짓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헝춘이란 지역이다. 도시라고 부르기가 무색한, 이곳은 바닷가에 인접한 시골이다. 헝춘 올드 타운이라는 소개글을 어디선가 보았는데, 오랜 역사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아담한 크기의 성문을 시내에서 볼 수 있다. 

 

이곳 1월 날씨는 생경하다. 낮에는 뙤약볕이 내리쬐다가도 해가 질 무렵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다. 아침마다 숙소를 나설 때 어떤 옷차림으로 나서야 하는지가 늘 스트레스였다. 출국 전 미리 기후 정보를 알아보고 갔지만, 정보는 정보일 뿐. 

 

타이베이나 가오슝에 비하면 전혀 아는 바 없던 헝춘에 가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아동이 좋아할 국립 해양생물박물관이 헝춘에 있다. 둘째, 대만에 머무르는 보름 동안 남쪽 끝(최남단은 컨딩이란 곳)부터 북쪽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단수이까지만 가게 되었는데...)

 

펜션인지 민박인지 모를 숙소에서 하루를 보냈다. 예약할 때 호텔인 줄 알았던 곳이었다.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시골 민박에 가까웠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토박이였다. 종이에 한자를 쓰기 시작했다. 한자가 통했다. 번역 앱보다 의사소통이 빨랐다. 짧게 몇 마디 건넸더니 중국어를 하는 줄 알고, 주인아저씨는 환한 표정과 함께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소림축구의 오맹달을 보는 듯 친근했다. 


1인 훠궈 전문식당 '三媽臭臭鍋'


아저씨가 추천해 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핫팟을 파는 지역 노포처럼 보였지만, 대만 곳곳에 지점이 있었다. 겉보기에 샤브샤브 같았고, 기대감을 갖고 메뉴를 주문했다. 아동은 기본, 나는 현지인이 즐겨 먹는다는 음식을 시켰다. 먹음직스러웠으나, 끓으면 끓을수록 고약한 냄새가 나는 듯했다. 두부 맛을 슬쩍 봤다. 입 짧은 나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맛이었다. 이것도 취두부인가 싶었다. 결국 아동이 주문한 메뉴를 나누어 먹었다. 아동의 두부는 냄새도 맛도 훌륭했다. 메뉴판을 다시 확인했다. 아동은 두부 시푸드 팟, 나는 스티키 팟. 심지어 스티키 팟에는 대만 특유의 향이 난다고 적혀 있다.  

三媽臭臭鍋

 


규모로 압도하는, 국립 해양생물박물관

밤부터 빗방울이 굵어졌다. 소나기가 아니라서 전혀 반갑지 않았다. 여행 중에는 하늘이 쾌청해야 마음이 가볍다. 주인아저씨에게 해양생물박물관으로 가는 교통편을 물었더니 그곳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거리가 꽤 되는 듯하여 택시를 이용하겠다고 했더니, 한사코 만류하며 차에 타라고 했다. 못 알아듣는 척했더니 돈을 받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아니 그런 뉘앙스였다. 

 

다행히 비는 그치고 먹구름만 잔뜩 끼었다. 국립 해양생물박물관은 방문자 평가가 훌륭했다. 아동 마음을 사로잡을 벨루가, 펭귄, 상어 등 해양 생물이 다양했고, 체험관이 잘 꾸며진 곳이었다. 입장료는 우리 돈으로 초등 9,000원, 성인 15,000원. 제 값을 하는 곳이다. 시설 일부가 낡거나 조형물이 엉성했지만, 수족관 청결도가 훌륭했다. 관람객 중심이 아니라 생물 중심으로 만든 박물관 같았다. 

 

벨루가와 펭귄, 대형 수족관이 압권이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먹을 만했다. 음식 가격은 저렴했다. 여행 중 들른 대부분 음식점이 마찬가지였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2019년 자유여행 中>

다시 간다면: 헝춘 올드타운, 국립해양생물박물관은 가오슝에서 당일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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