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여행

대만 자유여행 #3

숫양 2022. 9. 8. 18:35

아이허에서 아동과 러브 보트를

제법 값이 나가는 러브 보트를 타게 됐다. 아이가 타고 싶다고 해서. 안 타면 또 무엇을 할 텐가. 30분 동안 강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관람했다. 대만 국기가 뒤덮인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국제대회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국기가 밝은 조명 아래 빛난다. 보트에서는 가이드가 쉬지 않고 말을 한다. 아이허 유래, 가오슝 역사와 같은 정보를 알려주고 있겠거니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 러브 보트는 역시 성별이 다른 두 사람이 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아이허


산꼭대기에 동물원이, 가오슝 서우산 동물원

가오슝 거리는 깨끗하다. 오래된 건물과 대조를 이룬다. 새로 지은 건물도 더러 오래되어 보인다. 한자로 된 간판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듯하다. 흘림체로 쓴 시뻘건 한자.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글자다. 

연이틀 하늘이 푸르다. 깨끗한 거리를 걸었다. 이럴 때 마음이 정화된다. 돈을 주고 산 여행에서 돈으로 쉽게 살 수 없는 낙을 얻고 있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 필요도 없는, 쾌락이다.

목적지는 서우산 동물원이다. 숙소에서 받은 지도를 보면서 갈 곳을 정했다. 종이 지도는 꽤나 유용하다. 인터넷으로 읽는 뉴스와 종이 신문을 보는 재미가 다르듯, 종이 지도는 좍 펼쳐서 훑는 재미가 있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마을버스만큼 아담한 버스다. 산 정상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동물원 입장료는 저렴하다. 시설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이럴 때 뜬금없이 국력이란 걸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강국이 된 덕 아니겠나. 

국력은 동물원 운영과는 별개다. 서우산 동물원은 동물을 방목하다시피 키운다. 시골집 마당에 동물을 풀어 놓고 키우는 모양새다. 동물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매점에서 마주친 야생 원숭이와 공작새는 언제 도망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걸 동물복지라고 해야 하나. 산 꼭대기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수고는 수고도 아니다. 해가 저물고 이제 아동 저녁을 대접해 드려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어딜 가야 하나 손가락이 분주히 움직이는데...          

가오슝 서우산 동물원

<2019년 자유여행 中>

다시 간다면: 러브 보트는 아동과 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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