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 여행

베트남 자유여행 #4

숫양 2022. 10. 30. 11:15

참파 왕국의 흔적, 냐짱 포나가르

다낭에서 비행기를 타고 냐짱 깜라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국제공항이지만 국내 여느 지방 공항처럼 규모가 작은 편이었고, 공항 청사 밖으로 나서자 주변이 휑뎅그렁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는 택시 안에서 바라본 바다는 다낭의 그것에 비해 더 광활하고 시원하게 보였는데 새로운 곳을 보는 기분 탓이었을 것이다.
나트랑 센터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방문한 곳은 포나가르 사원이었다. 시내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바다로 이어지는 너른 카이강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강을 가로지르는 낮고 좁은 다리의 이름은 쩐푸 다리. 강물과 바닷물의 경계 어느 지점엔가 낛싯배 여러 척이 떠다녔다.

포나가르 사원 만다파(좌)와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포나가르 사원으로 들어섰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지어진 사원은, 뒤로는 능선이 앞으로는 카이강과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도 막힘없는, 탁 트인 전망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명당에 자리잡은 건축물의 주인공은, 과거 참파왕국의 '나라의 어머니'라고 불렸던 포나가르라고 한다. 베트남과 참파 간 전쟁 등으로 일부 건축물이 훼손되긴 했지만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남은 유적지다.
입구에서 독특한 팔각형 기둥을 마주했다. 만다파라고 불리는 곳인데, 사원에서 제사를 올리던 참족이 제물을 준비하던 곳이라고 한다. 기둥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없었다. 만다파 옆 가파른 계단을 통해 사원으로 올라서니 외형, 높낮이, 크기가 모두 다른 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탑을 둘러싼 돌담 그리고 탑 일부가 소실되었다고 한다.
포나가르 여신상 부조 조각이 눈에 띄는 사원 내부로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갔다. 사원 안에 놓인 '링가'에 기도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게 해 준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비슷한 상징물과 전설이 국내 아무개 산에도 있다. 무료로 대여해주는 긴 옷을 입고 아동과 함께 들어가서 이번 여행이 무탈하게 끝나기를 기도했다. 사원 한 켠에서는 참족의 전통 춤을 재현한 공연이 반복해서 진행됐다. 넋을 놓고 공연이 아니라 바다를 구경했다.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고, 쩐푸 다리에 조명이 들어왔다. 무지갯빛인 듯했다. 윈도 바탕화면으로 손색 없었다. 비슷한 풍경을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강화도 어디선가, 한강과 서해가 만나는 곳에서.
숙소 앞, 바다 너머 섬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케이블카를 본 아동이 케이블카를 타고 싶다고 했다. 바다 너머에 뭐가 있냐고 물었다. 알면서 묻는 눈치였다.


<2019년 자유여행 中>
#베트남여행 #자유여행 #냐짱 #포나가르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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