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책/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숫양 2022. 9. 27. 20:50
다자이 오사무, 위키피디아

일터와 가정에서 깊은 슬럼프에 빠졌을 무렵에 현실을 벗어나겠다고 읽은 책, 『인간실격』. 힘든 고비, 되려 비관적이고 우울한 글을 읽었다. 이열치열이랄까. 밝고 경쾌한 글과는 다른 형태로 위안을 받았다.

나쓰메 소세키 책을 읽으면서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를 알게 됐다. 작가 생애에 눈길이 갔다. 여러 차례 자살 기도 후 서른아홉에 자살로 생을 마감. 마침 나는 서른아홉이었고, 삶에 큰 고비를 맞았다.

부끄럼 많은 생을 살았습니다.


첫 번째 수기 파트의 첫 문장에서 숨이 턱 막혔다.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며 글을 읽었다. 나 역시 부끄럼 많은 생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겠다.

어느 대목은 나의 마음을 대신 읽어주는 듯했다.

저는 가족들한테 무슨 말을 들어도 말대꾸 한 번 한 적 없습니다. 사소한 꾸중도 날벼락처럼 느껴져 미쳐버릴 것 같았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버지에게 혼이 나도 감히 말대꾸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왜 혼이 나야 하는지 묻지 못할 정도로 겁이 났다.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 그러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여전히 아버지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자식 실격인가.

#다자이오사무 #인간실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