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기록

서점에서

숫양 2022. 10. 7. 16:36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을 때마다 무릎이 아프다. 무릎 연골이 많이 닳긴 닳았나 보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연골을 탓한다. 사실 연골이 어떤 지경인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뱃살 때문이거나 자연 노화이거나.

허리를 숙이는 일은 잘 하지 않는다. 인사성이 없기도 하고, 남에게 부탁할 일이 별로 없는 인생이다. 쪼그려 앉기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말년 병장 시절 유격 훈련장에서 마지막으로 쪼그려 앉았다.

그럼 언제 그런 행동을 하느냐. 주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 진열대 맨 아랫칸에 꽂힌 책을 꺼내야 할 때, 나는 좀 불편하다. 그래서 바닥에 아예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엉덩이를 붙이고 곰곰이 생각한다.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돌리면 위아래로 움직이는 진열대라면 좋겠다. 손이 아예 닿지도 않는 맨 위칸 진열대에 꽂힌 책도 실컷 좀 만져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쥐뿔 책도 안 읽는 주제에 불평 한 마디 떠들어보았다.

#일상 #불평

'어쩌다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말하는 인생  (0) 2022.10.28
예술가가 못 된 이유  (0) 2022.10.12
미용실에서  (0) 2022.09.21
어쩌다 8월에 간, 군산 초원사진관  (0) 2022.09.19
가을은 어떻게 타는 것인가  (0)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