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세인과의 현격한 차이는 요컨대 예술가는 성격의 솔직한 표현이 그대로 행동되는 것이요,
세인의 상정은 성격이 곧 행동될 수 없는 곳에 있다.
예술가가 예술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은 이 솔직한 성격의 고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용준, 『근원 수필』
내 꿈은 예술가였다. 부모님은 내 꿈을 반대했다. 예술가가 되면 가난을 면하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 집은 가난했다. 아버지는 기술을 가지셨고, 예술은 취미로 하셨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안방에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밤새도록 그림을 주고받던 시절이었다.
돌아보니 내가 그림을 그리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예술을 배웠다면 여태껏 배를 곯았을 것이다. 살아보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 많다. 천재가 수두룩하다.
타고난 예술가는 일반인과 무엇이 다른가? 근원 김용준이 말했듯 예술가는 솔직한 성격의 고백이 가능해서다. 스스로 허물이나 약점마저 드러낼 수 있는 진실함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세인이다.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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