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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개봉 후 10년이 다 되어갈 무렵에 본 영화. 미국 주식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눈길을 주지 않았겠지만, 마침 미국 주식에도 발을 담그고 있고, 요즘 주가 조작-요즘만 그랬겠냐만은-관련 뉴스가 자꾸 나오길래 1.5배속-아주 길다-으로 봤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과 페니 주식은 거들떠보지도 말 것. 2. 앞으로도 주가 조작이 불가능한 대형 우량주 위주로 살 것. 3. 돈 벌고 싶다. 나도 주식으로 돈을 벌어야겠다. 그러려면 정신 바짝 차릴 것. 월가 인간들은 보통이 아니다. 4. 욕심부리지 말 것. 나락은 순간이다. 5. 마고 로비, 바비 꼭 볼게요. (워너 브라더스 주주라서 어쩔 수 없이 본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세상을 발칵 뒤집은 희대의 사기극!..

소액주주 2023.07.05

운전면허 적성검사

도로교통공단에서 문자를 받았다. 올해가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이란다. 특별히 어렵거나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도 않은데 가기 싫어서 열 달이 흘러가는 걸 바라만 보았다. 더 미루다가 까먹을지도 몰라서 면허시험장에 다녀왔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시험장이 더 붐비는 듯했다. 접수 전 신체검사부터 했다. 세월이 가도 면허시험장 신체검사장은 별로 변한 게 없다. 예전에는 앉았다 일어나 보라거나 몇 가지 검사를 더 받았던 듯한데, 이제는 시력 검사만 한다. 다른 검사는 각자가 검사지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시력 검사도 색맹이라든가 다른 검사 없이 시력만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심지어 검사를 하기도 전에 신체검사비부터 납부했다. 그러니까 눈만 멀쩡하면 누구나 쉽게 면허증을 갱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

어쩌다 기록 2022.11.23

베트남 자유여행 #9

사이공, 호찌민, 프랑스 호찌민 여행 넷째 날, 오늘도 숙소를 나와 따오단 공원으로 향했다. 꽃과 나무와 사람을 보러, 라기보다 그곳이 그나마 쾌적하고 그늘이 드리워서 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특별한 계획이 없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사이공 중앙 우체국, 전날 들렀던 응우옌 후에 거리를 다시 가기로 했다. 따오단 공원에서 노트르담 대성당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통일궁을 지나니 또 다른 공원이 반겨주었다. 4/30 공원. 반듯한 직사각형 형태로 공원 내부를 큰 대로가 가로지르는 구조다. 따오단 공원과 달리 인적이 드물어 고요했다. 4/30은 베트남 전쟁 당시 사이공이 함락된 날, 즉 남베트남 해방기념일이다. 사이공이라는 도시가 호찌민으로 바뀌게 된 날이기도 하다. 공원 끝자락, 노트르담 대성당이..

다른나라 여행 2022.11.21

베트남 자유여행 #8

호찌민 봄꽃 축제 호찌민에서 셋째 날, 숙소 레스토랑에서 며칠째 반복되는 노랫소리가 아무래도 뗏과 무관하지 않은 듯했다.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설날을 축하하는 노래라고 했다. 구글 번역기에 노래 제목을 검색해 보니 '내 마을의 설날'이란다. 멜로디가 느릿느릿하고 가사가 반복되어 노랫말이 귀에 쏙쏙 꽂혔다.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으로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고, 뗏이 아닌 기간에 비해 도시가 한산하다고 했지만 한산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사람이 많았다. 오전에 돼지의 해 봄꽃 축제가 한창인 따오단 공원을 먼저 들렀다. 살구꽃과 복숭아꽃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공원 입구는 아침나절부터 축제를 즐기러 나온 현지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설날에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때가 언제였..

다른나라 여행 2022.11.14

베트남 자유여행 #7

전쟁유물박물관 호찌민 여행 둘째 날, 숙소를 나서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베트남 전쟁유물박물관(war remnants museum)이었다. 이곳은 현대 베트남 전쟁에 관한 기록물과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다. 처음 설립 당시부터 베트남의 오랜 역사에서 벌어진 주요 전쟁 관련 유물을 전시할 의도가 없었다. 1975년, 미국 정보부가 있던 위치에 '미국과 괴뢰 정부 범죄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다. 공식적으로는 '미중 전쟁 범죄 박물관이었고, 1990년에 미국을 빼고 '전쟁 침략 박물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미국과 수교 후 1995년, 전쟁유물박물관으로 고쳤다. 야외에 미국 전투기, 탱크, 미사일 등 각종 무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야외 한편에 당시 수용소였던 '타이거 케이지'와 수용자의 구금 실태..

다른나라 여행 2022.11.11

나이키 주식으로 나이키 신발 사기

어린이는 해가 다르게 아니 계절이 다르게 성장한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발도 자란다. 옷은 좀 큰 사이즈를 사서 해를 넘겨서도 입힌다지만 신발은 답이 없다. 때가 되면 사야 된다. 얄짤없다. 나이키 운동화를 샀다. 아동은 역시 나이키라서 좋네,라고 중얼거렸다. 나이키는 여간내기가 아니다. 이런 브랜드가 어디 있나. 남과 여, 노와 소를 가리지 않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판다. 나이 제한 없는 나이키다. 몇 달 동안 조금씩 나이키 주식을 샀다. 배당금이든 수익금이든, 번 돈으로 나이키 운동화를 살 것이다.

소액주주 2022.11.10

베트남 자유여행 #6

호찌민시 미술관 냐짱 깜라인 국제공항에서 1시간 만에 호찌민 떤선녓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떤선녓 혹은 탄손누트라고 불리는 이 공항의 규모는 베트남 최대 규모 도시에 걸맞은 듯 보였지만 평일 낮임을 감안하더라도 공항 내부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은 베트남 설 명절인 뗏(Tết)이 시작된 날이었다. 설이나 추석에 더욱 붐비는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과는 달랐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행렬도 없어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내소 직원에게 공항버스 타는 곳을 물었더니, 뗏 기간에 버스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버스나 철도는 연휴가 대목인데,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숙소는 1군 벤탄 시장에서 도보 5..

다른나라 여행 2022.11.09

마흔 이후

재중(在中)은 올해 나이 마흔이 되었다. 40년 세월 동안 눈으로 본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비록 지금부터 시작하여 여든 살 노인에 이른다 해도 예전에 본 것과 다르지 않을 터, 뒷날의 재중이 지금의 재중과 다르지 않을 것임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재중은 외부를 보는 눈에 장애가 있어 사물을 보는 데 장애를 받고, 오로지 내부를 보는 능력만을 얻었으므로 더욱 밝게 이치를 터득할 것이다. 그러므로 뒷날의 재중은 오늘날의 재중과는 분명 같지 않을 것이다. 『조선의 명문장가들』(휴머니스트) 中 조선 후기 문인 이용휴가 쓴 글 일부다. 나이와 식견, 나이와 연륜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말을 줄이자. 말이 화근이다. 생각을 하자. 생각은 자가발전을 하지 않으니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듣자. 책이든 ..

어쩌다 기록 2022.11.08

책/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

1. 찬밥과 어머니 혼자 산지 오래되었다.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혼자 산 지 오래된 어머니도 그러하리라. 내가 밥상머리에서 늘 어머니를 생각하듯 어머니도 나를 생각하실 것이다. '찬밥과 어머니' 中 혼자서 12년을 살았다. 이십 대는 온전히 혼자였다. 자주 쓸쓸했고, 아프면 어김없이 서러웠다. 어머니와 함께 사는 아버지가 부러웠다. 여전히 어머니에게서 밥상을 받고 있어서. 그래서 어머니 밥상이 그리웠다. 때로 꼴 보기 싫고 원수 같아도 나와 함께 밥을 먹어주는 식구가 있다는 건 복이다. 그 사실을 가슴에 새겨둔다. 혹시 이혼을 당해서 혼자가 될 때를 대비해서 어지간한 요리는 배워두었다. 2. 가족사진 내가 한 번이라도 가족사진을 찍어보았다면 사진 속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이 내게 번져올 수도 있으련만..

독서 2022.11.04

베트남 자유여행 #5

빈펄랜드 냐짱 빈펄랜드 매표소는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평일에도 개장 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숙소 직원이 전날 알려줬다. 아침 일찍 매표소로 향했지만 이미 인파가 북적였고, 바다 건너 놀이공원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행렬은 러시아워를 방불케 했다. 인파의 행렬 중 다수가 중국인이어서 모종의 소외감을 느꼈다. 보이지 않는 아니 눈에 보이는 신경전이 계속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케이블카에 함께 탄 사람은 모두 한국인이었고 3대 가족이었다. 케이블카 안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바다를 구경하는 손자를 할머니가 막아섰고, 부부는 이따금 자녀에게 얌전히 앉아 있으라고 타일렀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아동과 나는 애꿎은 바다 구경만 했고 이따금 눈만 마주쳤을 뿐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

다른나라 여행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