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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델리즈 배당금으로 오레오 사서 먹기

내 포트폴리오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 몬델리즈(Mondelez) 주식회사다. 몬델리즈는 과자류를 주로 만드는 미국 식품기업이다. 회사 이름은 작년에 처음 알게 됐다. 몬델리즈에서 만드는 과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먹고 있었다. 오레오와 리츠였다. 특히 오레오는 거의 마트에 갈 때마다 사는 과자다. 많은 비스킷을 먹어봤지만 오레오가 가장 맛있다. 리츠는 가끔 먹는다. 과자는 모름지기 달아야 한다. 오레오를 만드는 회사가 궁금했다. 회사 홈페이지를 꼭 본다. 주식을 사기 전에 필수 코스다. 브랜드가 아주 많다. 문어발 같다. 대부분 처음 보는 브랜드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낯익은 브랜드 몇 개가 더 튀어 나온다. 그 이름도 유명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이 제품도 베이글에 발라서 즐겨 먹는다. 토..

소액주주 2022.09.07

책/이상 『권태』

배경은 시골이다. 1936년 무렵 시골이다. 벌써 권태를 느낀다. 뭐가 있을 리가 없다. 이런 촌에서 이상이 관찰한 풍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권태』(민음사) 속 ‘권태’ 이야기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나는 권태를 잘 안다. 외갓집에서 키우던 소가 생각난다. 소가 반추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따분함을 느꼈다. 느려도 너무 느리다. 수필 ‘권태’에서 이상은 ‘소가 최고의 권태자’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 어제까지도 죽는 것을 생각하는 것 하나만은 즐거웠다. 그러나 오늘 그것조차가 귀찮다. 이상,『권태』(민음사) 짖지 않는 개도 등장한다. 짖지 않는 개를 보며 이상은 또 권태를 느낀다. 변변한 장난감 하나 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 모습에서 권태를 발견한다. 할 일 없이 빈둥대..

독서 2022.09.06

책/김정선『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바야흐로 글쓰기 열풍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 글을 쓴다. SNS에서의 짧으면서도 알맹이가 담긴 글, 제안서·기획서·홍보문 등 업무에 필요한 서식, 또는 책을 출간하기 위하여. 하지만 완성된 우리의 글은 때때로 비판을 마주한다. 내가 보기엔 멀쩡하기만 한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다들 말들이 많은 걸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20년이 넘도록 단행본 교정 교열 작업을 해 온 저자 김정선의 책으로, 어색한 문장을 훨씬 보기 좋고 우리말다운 문장으로 바꾸는 비결을 소개한다. 자신이 오래도록 작업해 온 숱한 원고들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어색한 문장의 전형과 문장을 이상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추려서 뽑고, 어떻게 문장을 다듬어야 하는지 요령 있게 ..

독서 2022.09.04

파블로프의 개처럼 스키피를 먹는다

볶은 땅콩은 맛있다. 땅콩잼은 더 맛있다. 볶은 땅콩이 그냥 커피라면, 땅콩잼은 탑 커피다. 나는 완전히 땅콩잼에 중독됐다. 술은 안 마셔도 땅콩잼은 포기할 수 없다. 내가 죽을 때, 안사람이 나의 입에 땅콩잼 한 스푼 넣어주길 바란다. 땅콩잼 앞에서 파블로프의 개 같은 내 모습을 발견한다. 식빵이나 모닝빵은 오직 땅콩잼을 먹기 위해 산다. 딸기잼이나 버터도 훌륭하지만 땅콩잼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모든 땅콩잼이 맛있지만 역시 땅콩잼은 스키피다. 호주에서 하숙할 때, 주디 아줌마가 즐겨 드시던 브랜드다. 그걸 처음 먹던 날을 잊지 못한다. 신대륙에서 경험한 신세계였다. 빈 스키피 통을 보고 있자니 침이 고인다. 그럼 이만 스키피 사러.

어쩌다 기록 2022.09.03

수학여행의 추억, 속리산 법주사

지난가을, 법주사에 다녀왔다. 한국사 시험에서 나올 법한, 널리 알려진 사찰이다. 천년고찰로도 알려져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곳이다. 법주사 팔상전은 필수로 배운다. 그리고 도박 스캔들로도 유명세를 탔다. 유네스코와 세븐포커는 글로벌 스탠더드인가. 헤르만 헤세의 걸작 『싯다르타』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라떼는 법주사가 수학여행 단골 코스였다. 강렬하지 않거나 반복되지 않는 경험은 기억에서 서서히 잊힌다. 너는 그곳에 갔었다고 법주사 어디선가 찍은 단체사진이 말해준다. 사진 속 아동은 앳되다. 이번엔 나의 아동을 모시고 갔다. 부모님을 모시고 갔다면 좋았을 텐데. 이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나의 아동은 부쩍 내 아버지 행세를 한다. 말투와 행동이 가부장스럽다. 곧 시작될 아동의 사춘기가 무..

우리나라 여행 2022.09.03

대만 자유여행 #2

가오슝에서 첫 아침 식사 가오슝에서 맞이한 첫날은 동네 한 바퀴를 걷기로 했다. 나는 산책을 좋아하고, 아동은 제때 음식이 공급되면 잘 걷는다. 마침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개었다. 숙소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현지 식당에 들러 간단하게 아침을 먹기로 했다. 빵과 커피, 콩국물(아마도 또우장인 듯하다)을 주문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이었다. 몇몇 사람이 먹는 걸 보고 따라 했다. 커피는 믹스커피 수십 개를 넣은 듯 달았고, 콩국물은 베지밀과 같은 두유가 아니었다. 아동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이것도 다 경험이다"라고 아동을 달랬다.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현지식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은 나도 맥도널드에 가고 싶었다. 아침엔 맥모닝이다. 우리가 빵 하나로 힘..

다른나라 여행 2022.09.02

대만 자유여행 #1

대만 남단의 시골 마을, 헝춘 대만 가오슝에서 직행 버스를 타고 남쪽 방면으로 2시간 남짓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헝춘이란 지역이다. 도시라고 부르기가 무색한, 이곳은 바닷가에 인접한 시골이다. 헝춘 올드 타운이라는 소개글을 어디선가 보았는데, 오랜 역사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아담한 크기의 성문을 시내에서 볼 수 있다. 이곳 1월 날씨는 생경하다. 낮에는 뙤약볕이 내리쬐다가도 해가 질 무렵부터 기온이 뚝 떨어진다. 아침마다 숙소를 나설 때 어떤 옷차림으로 나서야 하는지가 늘 스트레스였다. 출국 전 미리 기후 정보를 알아보고 갔지만, 정보는 정보일 뿐. 타이베이나 가오슝에 비하면 전혀 아는 바 없던 헝춘에 가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아동이 좋아할 국립 해양생물박물관이 헝춘에 있다. 둘째, 대만에..

다른나라 여행 2022.09.01

책/버지니아 울프『런던을 걷는 게 좋아...』

술 마시다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실없는 농담과 객기를 즐기던 시절이었다. 버지니아 울프를 아느냐고. 작가 이름은 아는데 작품은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읽지 않았다는 얘기다. 누군가 말했다. 버지니아에 사는 늑대잖아. 욕과 조롱이 쏟아진다. 헛소리 말고 술이나 마시라고 한다. 버지니아주에 늑대가 살긴 사나 싶다. 버지니아 울프를 안 지는 좀 됐다. 소설을 읽긴 했다. 감흥이 크게 없었을 것이다. 잘 읽혔다면 대표 작품 한 권 정도는 샀을 테니까. 몇 해 전 중고서점에 들렀다. 크기가 작고, 표지가 노란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만큼 분량이 적은 책이었다. 제목이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였다. 제목이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듯했다. 책을 집어..

독서 2022.08.30

미국주식용 앱 TipRanks(팁랭크스)

미국주식하면서 사용하는 앱 Tipranks(팁랭크스) 관련 정보를 기록한다. 앱스토어에서 Tipranks 검색하고 설치한다. 앱을 열면 새카만 화면이 뜬다. 불행히도 짧은 영어로는 밝은 화면을 찾지 못했다. 주로 미국 주식을 야심한 밤에 하기 때문에 안구를 보호해 주는 검은 화면이 오히려 낫다는 개똥 논리를 전개한다. 계정을 등록하고 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한 편이지만 꼭 포트폴리오를 만들 필요는 없겠다. 주식을 매수 매도하거나, 새로운 주식을 추가할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와치리스트(Watchlist)만 활용해도 될 듯. 내가 추가한 포트폴리오에서 각 종목별 마켓캡, 볼륨, 52주 최고가 등 잡다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내가 주로 보는 정보는 아래 화면처럼 개별..

소액주주 2022.08.27

책/피천득 『인연』

표지 제목만으로도 끌리는 책. 목차를 훑다 보면 내용이 궁금하여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 그 책을 사서 곁에 두고 종종 꺼내어 읽는다.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고, 읽을 때마다 감탄이 든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피천득 선생의 『인연』을 다시 펼쳤다. 우리나라에선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피천득, 그리고 수필집『인연』. 시대는 달라도 일상에서 우리가 자주 경험할 법한 삶의 단면을 툭툭 떼어 내어 쉬운 우리말로 전해 준다. 그래서 어른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나이 들수록 더 깊이 공감할만한 주제가 많고,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감동으로 다가오는 수필도 적지 않다. 연인과 아프게 헤어진 경험이 있다면 「인연」을 읽으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가슴 아플 테고, 한창 아이를 양육하는 아버지..

독서 2022.08.25